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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 기타

[DMC/버질x단테] 허기

by 필묘Q 2020. 12. 15.

※ 게임 Davil May Cry 기반 글입니다.
※ 게임 본편과는 거의 관련 없습니다. 한마디로 언젠가 어디선가?
※ 15금 정도의 수위물
 꽤 오래 전 글입니다. 와하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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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함께였지만 달랐다.
 분명 같은 나이일 것이 틀림없는 자신의 형은 뭘 하든 자신보다 뛰어났다. 검술도.. 체술도.. 사격실력도.. 심지어 여자들에 대한 인기도 까지..
 
그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쳇..”
  “.......??..”

 동생의 투덜거림에 –동생과 같은- 하얀 머리를 뒤로 넘긴 장신의 남자가 흘끗 시선을 주었다. 예전보다 많이 침착해진 동생이지만 그래도 가끔씩 어린 모습을 보인다.
 버질의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단테는 계속 투덜대며 책상에 댄 발을 축으로 앉아있는 의자를 흔들었다. 때때로 버질에게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자신의 행동의 원인이 버질에게 있다고 암암리에 시사하고 있다. 버질은 단테의 시선을 무시하기를 몇 번.. 결국 손질하던 야마토를 내려놓았다.

  “불만 있음 확실히 말해.”
  “그런 거 없어.”
  
“단테.”

 낮게 정색하는 목소리에 붉은 옷의 청년은 입을 비죽였다.

  “없다니까.”
  “..그럼 말고.”

 쌈박하게 대화를 끝내버리는 버질의 행동에 단테의 미간이 더욱 좁혀진다. 예의상이라는 말도 있건만..!! ..이라지만 그들 형제에게 그런 말은 통하지 않음을 자신이 더 잘 안다. 결국 단테는 불만을 토로했다.

  “내가 훨씬 더 멋진 남잔데 말야.”
  “........”

 동생의 중얼거림에 버질은 –동생과 같은- 블루그레이의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단 한마디의 말이었지만 동생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였다.
 여느 때라면 여자들도 비슷하게 생겼지만 진품을 알아보는 거겠지..라는 식의 빈정거림이 돌아올 법도 하건만. –가만 생각하면 이건 버질이 아니라 단테 자신이 할 소리이다-
 
여하튼 어떤 반응이라도 돌아올 법 하건만 그저 물끄러미 바라만 보는 쌍둥이 형의 태도에 단테는 흠칫했다. 

  “..버질?”
  “.......네 테크닉이 별로인가 보지.”

 뚱하니 한마디 던지고 올백의 사내는 검을 손질하는 일로 몰두했다. 보지 않아도 단테의 이마에 쌍심지가 돋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버질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

 이내 거두어진 웃음은 곧 진지한 생각으로 바뀌었다.
 때로 느껴지는 공복감.
 
몹시 격렬한 배고픔..
 
갑자기 몰려왔다가 갑자기 사라지는 알 수 없는 감각은 단테와 함께 있을 때 유독 심했다. 그때마다 냉정하게 자신의 상태를 분석해 보곤 했지만 도통 결론을 낼 수 없었다.

  “별로인지 아닌지 버질이 어떻게 안다는 거야?”
  “보지 않아도 그 정도는 알아.”
  
“호오-. 쌍둥이라서? ..라는 말은 버질의 테크닉이 나쁜가 보지?”
  
“.....글쎄다.”
  
“역시- 왜 자기 테크닉이 나쁜 것을 남한테 뒤집어 씌우는 걸까나-.”

 빈정대는 단테를 계속 무시한 채로 검을 손질해 가는 것이 그의 말을 조금도 귀담아 듣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귀담아 들어봐야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뼈저리게 알고 있는 버질이었다. 그리고 버질의 태도에 단테는 점점 불쾌지수를 올려가며 뚜벅뚜벅 다가왔다.

  “어이, 듣고 있는 거야?”
  “..안 듣고 있어.”

 전혀 대답을 해주지 않으면 단단히 삐쳐버리니까 적당히 맞장단을 쳐준다는 것이 그만 실수했다. 아차..싶긴 했지만 어쩌겠는가. 버질은 청회색 눈을 돌려 단테를 보았다. 부루퉁한 표정이다. 정말 어린애가 따로 없다. 푸른 옷을 입은 사내는 그만 웃어 버렸다.

  “버질~~!!”
  “귀 안 먹었다. 아우야.”
  
“이런 때만 형인 척 굴지 말라고!”

 어째서인지 버질이라는 존재 앞에서만큼은 뜻대로 행동할 수가 없다. 무슨 일을 하여도 멋진 자신이지만 유독 이 쌍둥이 형제 앞에서는 페이스가 무너진다.
 페이스가 무너지는 것도.. 무시를 당하는 것도.. 어린 아이 취급을 받는 것도..
 
이것도 저것도 다 울컥하는 것에 버질의 얼굴을 홱 붙들었다.

  “..?..!!!!”

 같은 얼굴이지만 확연하게 다른 이미지를 지닌 형제가 입을 겹쳐온다. 붉은.. 그가 자주 입는 색감의 이미지만큼 뜨거운 살점이 입안을 휘젓는다.

  “..ㅇ..”

 그인지 자신인지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버질에게 닥쳐온 강렬하면서 참을 수 없는 공복감..
 
허기..
 
배고픔..
 
굶주림..

 단테도 이런 공복감을 느끼는 걸까?

   “하아..하아..”
  “..후우..”

 어느 틈엔가 단테를 쇼파 위로 쓰러트리고 올라타 내려다 보고 있었다. 거친 호흡으로 가슴을 들썩이며 얼굴을 살짝 상기한 채의 동생은 자신의 상황 –깔렸다는 상황- 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아니면 무시하고 싶었던 건지 코웃음을 쳤다. 

  “뭐야, 꽤 하잖아.”

 라며 위세 높게 말하는 모습조차..
 버질의 허기를 깊게 만들었다.

 이건..
 
자신이 추구하는 강한 힘을 가진 쌍둥이에 대한 질투인가.
 
하나의 세포에서 나뉘어져 떨어져 버린 반쪽을 찾는 갈망인가.
 
그게 아니면 몸에 반절 흐르고 있는 마인의 피가, 먹이인 인간을 원하는 걸까.

  “..버..질?”

 단테의 부름에 화답하듯 입을 겹치며 눈을 감았다. 상대가 누구라는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존재를 탐했다. 본능이 허기를 달래줄 존재는 이거라고 속삭인다.
 길고 긴 키스 후에야 겨우 눈을 떴다.
 
당혹스러워하는 동생의 얼굴을 보면 이성이 돌아올까 싶었다.

  “........”

 그닥 소용은 없는 듯 하다.
 버질은 단테의 머리를 끌어안으며 다시금 깊게 혀를 집어 넣었다.
 
허기는 계속해서 굶주림을 부르고, 굶주림은 갈망을 부른다.

  “우..웃..”
  “..큭..”

 단테에게서 젖은 한숨이 흘러나오고, 버질에게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조금 굶주림이 덜해진다.
 
약간이나마 이성이 돌아온 단테가 버질로부터 몸을 일으켰다.

  “단테, 배고프냐?”
  “엉?”

 뜬금없는 말에 또 하나의 청회색 눈이 휘둥그래 진다.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의 키스 후에 느닷없이 배고프냐..라는 말은 또 뭔가. 그만큼 성욕을 해소하지 못해 굶주렸냐는 뜻? 단테의 미간 사이가 좁아지는 것도 잠시.. 버질의, 쌍둥이의 눈에 담긴 진지함에 단테는 미간의 주름을 풀고 머리를 긁적였다. 그가 –단테가 보기에- 쓰잘데없는 것으로 진지하다는 것은 알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달라 보인다. 하지만 뭐라 대답을 해야 좋단 말인가. 일단 단테는 버질의 질문을 물리적 배고픔을 칭하는 거라 넘겨 짚었다.

  “안 고픈데.”
  “그래.”
  
“왜?”
  
“배 고파서.”
  
“......-_-..” 

 동생의 표정이 일그러지는 것에도 버질은 무덤덤하게 오른손을 배 위에 올렸다.

  “나는 이토록 공복감을 느끼는데 넌 아니란 말이지.”
  “......밥 먹은 지 얼마 안됐으니까. 난.”
  
“틀려. 그런 종류의 허기가 아냐. 이건.. ..........잘 설명 못하겠군.”

 순순하게 언어의 부재를 인정하며 버질이 어깨를 으쓱인다. 단테는 반쯤 일으켰던 몸을 도로 소파 위로 떨구며 머리 위로 손을 깎지 꼈다. 도통 버질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배 고프면 부를 때까지 먹어. 간단하잖아.”

 심드렁하게 말했다. 단테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사내는 슬쩍 눈을 떴다가 이내 동그랗게 눈동자를 만들었다. 단테의 형이 웃고 있었다.

  “정말 마음 편하게 사는 녀석이다 넌.”
  “뭐..뭐야..!!”
  
“네 녀석은 고민이라는 말을 알긴 아냐?”

 뭐라고-!!!! 라며 버럭 소리를 지르려다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팩 돌렸다. 쌍둥이 형이 어른인척 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이던가.
 문득 귓가에 버질의 숨결이 느껴졌다. 그는 조용하게 호흡을 하며 단테의 체향을 맡고 있었다. 어쩐지 온 몸의 근육들이 긴장을 하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넌 인간이기를 택했기 때문에 이 공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바로 곁에서 들려오는 버질의 목소리는 자신보다 약간이지만 낮았다. 쌍둥이지만 세세한 부분은 다르다. 때로 단테는 이 사실이 못 견디게 안타까웠다. 그리고 지금도 안타까웠다. 대체 그가 말하는 [공복감]이란 뭘까.
 형과 달리 머리를 내린 사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그 놈의 공복감이 뭔데 그래?”
  “그걸 알면 이러겠냐.”
  
“배고파서 나한테 키스한 거야? 버질?”
  
“..아마도.”
  
“그럼 성이 찰 때까지 해보라고.”

 그러고는 주저 없이 버질의 멱살을 틀어쥐고 입을 맞춘다. 버질은 잠깐 놀라 하다가 곧 응하기 시작했다. 거울처럼 비슷하게 보이는 형제의 청회색 눈이 점차 흐려지는 것을 보며 자신의 눈도 흐려지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웃..하아..”

 이상할 정도로 순순하게 몸을 내맡겨 주는 단테의, 같지만 다른 존재의 몸을 훑으며 허기는 조금씩 사그라 든다.
 키스 도중 흘러버린 타액을 쫓아 귓불에 다가가 살짝 깨물고, 그대로 목의 근육에 얼굴을 묻었다. 붉은색의 녀석을 닮은 색 상의를 열고 근육을 쓸어 내렸다. 헌터 생활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근육들이 손가락 아래에서 느껴진다.

  -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했어요? 중요할 때는 와주지 않는 바보 같은 아빠를.

 언젠가 버질이 그의 인간 어머니에게 물었을 때, 그녀는 웃었다. 그리고 무척이나 중요한 일을 얘기한다는 몸짓으로 버질을 가까이 불러들여 소근거렸다.

  - 그건 말야. 아빠는 엄마의 [밥]이거든.
  - [밥]??
  
- 그래. 먹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밥].
  
- 우웅.. 잘 모르겠어.

 소년이 눈살을 찌푸리자 그녀는 뭐가 우스운지 후훗- 하고 웃었다.
 지금도 그 웃음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은지도..

 인간과 악마. 애초부터 함께할 수 없었던 존재.
 
버질은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다. 좋아한 것은 어머니.
 
버질은 악마를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한 것은 아버지.

 너무나도 좋아했지만 죽음에 이를 때까지 그녀를 그렇게 만든 아버지를 결코 미워하지 않으셨던 어머니는 어리석다 생각한다.
 사랑하는 여성의 죽음을 방관한 아버지는 싫어하지만 그가 이전에 가졌던 강대한 힘만큼은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아마 자신은 평생 두 존재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이해하기엔 그들의 생각이 모호하다.
 
그렇기 때문에 버질은 명확하게 드러나는 힘이 갖고 싶었다.
 
적어도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를 –힘이 없다는 이유로- 지키지 못하고 손가락만 빨고 있어야 하는 상황만큼은 죽는 한이 있어도 피하고 싶었다. 나는 어머니처럼 그저 기다리고 있지만도.. 아버지처럼 무력하게도 있지 않을 것이다.

  - 언젠가 버질이 누군가를 필요로 하고, 곁에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면 이해할 거야. 그건 공기처럼 자연스럽지 않지만 몹시도 당연하게 느껴지는 [무엇]이야.

 모르겠다.
 동생의 몸을, 쌍둥이의 몸을 탐하며 느끼는 욕구가 그 [무엇]일까?
 
단테는 자신의 쌍둥이로 함께 있는 것이 당연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가 무얼 바라는지 금새 알 수 있었다. 혹여 다치면 함께 아팠다.
 
그랬던 것이 언제부터 알 수 없게 된 걸까.

  “단테..”

 저물어 가는 석양 속에 부드러히 불어오는 미풍처럼 동생의 이름을 불러본다.

  “단테..”

 한번 불리울 때마다 더해져만 가는 허기는 버질의 행동에 박차를 가했다.

  “아읏.. 윽.. 버..질..”

 쾌락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그가 못견디게 애처로워서 건져주고 싶다 생각한다. 하지만 버질이 어떤 행동을 취하든 단테는 더욱 깊은 심해로 가라앉는다.

  “하앗- 핫-.”

 쌍둥이이면서 언제나 눌러 참는 자신과 달리 감정을 솔직히 얘기하는 단테의 성격은 쾌감 속에서도 여전했다. 신음을 내보내는 것을 조금도 수치스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뱉는다. 그리고 그 목소리에 자신은 이성을 잃어간다. 열기가 뇌를 헤집는다.
 민감한 부위를 잡아 거칠게 움직이며 더 큰 흥분을 유도하고, 손가락으로 은밀한 부위를 헤집어 긴장을 이완시킨다. 이미 버질의 머리 속은 단테가 자신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크아앗-!!!!”

 깊숙이 자신을 들여보내자 고통에 찬 목소리를 내보내는 동생을 버질은 그저 꽉 끌어안는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마음은 분명 충분하다 말하는데 육체의 굶주림은 가시질 않는다.
 한편, 단테는 고통의 순간이 지나고 버질이 조금도 움직이고 있지 않음을 알고 –통증으로- 찌푸려진 얼굴을 들어 그를 보았다. 반쪽의 형제는 뭔가 고뇌하고 있는 듯 했다. 단테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부분은 전혀 변하질 않았네.

  “버질.”
  “…….”
  
“역시 서툴잖아.”
  
“..!!!..”
  
“훗..”

 픽- 웃음을 짓는 단테의 얼굴에 땀이 흘러내린다. 자신만만하고 오만하기 그지 없는 –이리 말하면 사돈남말 하지 말라고 할 단테지만- 그의 표정이 좋다고 하면.. 분명 웃겠지.
 버질은 더 생각하지 않고 섹스라는 이름의 연주를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애용하는 –아버지의 애도(愛刀)- 야마토처럼 날카롭고, 시릴 정도로 맑은 울림이었다.

 

 

 

 

 

  

  “하아..”

 한바탕 일을 치르고 난 뒤, 단테가 소파에 늘어져 크게 숨을 내쉬었다. 거하게 했나 싶어 단테의 한쪽 발을 들어올리자 단테가 만류한다.

  “그만둬. 아파서 그러는 거 아냐.”
  “......그럼?”
  
“뭐랄까 말이지..”

 홀딱 벗은 채, 버질의 웃옷 –푸른 코트- 을 이불처럼 덮고서 누워있던 단테가 손을 뻗어 천장을 향했다. 커다란 프로펠러 모양의 팬이 뱅글뱅글 돌아가 시야를 어지럽힌다.
 곧게 뻗은, 그러나 상처투성이인 동생의 팔을 보며 버질은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것에 대해 생각하기도 전에 단테가 픽 웃으며 말했다.

  “버질이 말한 공복감.. 어쩐지 나도 알 거 같다.”
  “..그래?”
  
“......응..”
  
“그렇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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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존잘님께 드렸던 조공물이었던 기억..(가물가물)
이번에 DMC 5도 나오더군요
버질이 플레이어블로 점점 올라오는 게 오오- 싶대요.
덕분에 어마 찌질남이 된 거 같기도 하지만.. 하하;;
벌써부터 DMC 6가 기대됩..<<<
아오.. 플스 5를 사야 하나..(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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