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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 Nom3

[도원창이] Si je t'aime, prends garde moi

by 필묘Q 2020. 12. 26.

 오래 전 글입니다
※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캐릭 박도원x박창이 CP 입니다
※ 패러랠 기반입니다
※ 집사 x 젊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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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면 그때 당신은 날 조심하세요

 

 하얀색과 회색, 검은색 마블이 아름다운 대리석 바닥이 넓게 깔린 저택의 홀에 한 남자가 검은 가죽 소파에 몸을 묻고 있다. 그의 곁에 잇는 벽난로가 따스한 불길을 사내에게 쏘이지만 그의 표정은 얼어붙은 겨울 호수마냥 차가웠다.

 타닥타닥..

 장작개비 타는 소리가 넓은 홀에 공허하니 울린다.

  .”

 참으로 삭막한 광경이었다. 이렇게 넓은 저택에 사용인들은 다들 어디로 간 것일까. 마치 –홀에 앉은- 사내 혼자만이 이곳에 존재하는 듯 하다. 사내는 천천히 검지로 미간을 문질렀고 그로 인해 하얀 장갑이 뽀드득 소리를 낸다. 구김살 하나 가지 않은 그의 옷은 새카만 연회복이었다. 어딘가의 파티에 참석할 예정인 걸까. 집안의 살벌한 모습과 저택주인의 옷차림이 어울리지 않아 그 역시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끼이익-.

 아무도 없는 듯 하던 저택에 누군가 있긴 했던 모양이다. 홀의 문이 낡은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검은 정장의 집사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 들린 은쟁반에는 녹적색의 고급 와인병과 빈 글라스가 놓여있었다. 집사치고는 제법 젊은 그 남자는 불안정한 자세로 쟁반을 들고 있음에도 큰 어려움 없이 성큼성큼 그가 모시는 주인에게로 다가갔다.

  “창이 도련님, 샤토뇌프 뒤 파프 1852년산 입니다.”
  잘도 그런 게 아직 남아있었군.”

 창이라 불린 연회복의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의 어조에 서려 있는 것은 차갑게 뒤틀린 비아냥. 자신의 처지에 대한 조소였다. 그러나 집사 도원은 주인의 그런 반응이 익숙한 듯 무표정하니 와인병을 따 익숙한 솜씨로 글라스에 따른다. 투명하니 빛나는 붉은 액체가 얇은 유리에 떨어져 내리는 것이 마치 붉은 비단이 흘러내리는 듯 부드러웠다. 잔의 1/3정도를 채워내자 정확히 멈추는 것이 절묘하다.
 탁.. 결코 세지 않으면서도 와인준비가 다 되었음을 모시는 자에게 알리기에는 충분한 소리가 대기를 진동시킨다.
 이 드넓은 저택의 젊은 주인 박창이는 그의 집사가 준비한 와인잔을 손에 든다. 아름다운 그 빛깔을 눈으로 충분히 감상하고 그 향을 코 끝으로 음미한 뒤 입에 대었다. 깊은 세월을 느끼게 하는 무거움이 처음에 다가와 그 뒤를 포도 특유의 상큼함이 잇는다. 적절하게 어우러진 것이 절제라는 단어마저 떠오르게 한다. 하지만 그저 마시기 편한 것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이 붉은 아가씨는 금욕적인 몸가짐으로 씁쓸한 거절의 말도 내비친다.

  “쿡..”

 자신이 처한 상황과도 닮은 씁쓸함이라 생각하며 창이는 입 끝을 올렸다. 창이가 와인을 음미하는 사이, 집사 도원은 전축에 레코드판을 걸었다. 이내 삭막하던 홀에 아름다운 소프라노가 울려 퍼진다. 다시 주인의 곁으로 다가와 시중들 준비를 하는데 창이가 말한다.

  “그만둬.”
  도련님?”
  “그 도련님 소리도 그만해. 몰락한 집안 자식에 대한 비아냥처럼 들리니까.”

 그러자 집사는 멈추었던 손끝을 다시 움직이며 메마르게 말한다.

  “도련님은 도련님이지요. 집안이 어떻게 되었든 말입니다.”

 그의 말에 창이는 키득 웃고 만다. 어렸을 적부터 창이의 곁에 있었던 그는 언제나 이렇게 딱딱한 태도였다 어릴 적에는 도원이 인형이나 뭐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창이가 조선에 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언제나 함께였던 그이지만 그것도 오늘까지다.

  .”

 조국인 조선이 망하면서 창이의 집도 몰락했다. 신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에 적극적이었던 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영국에 와 있던 창이만이 유일하게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목숨을 부지한 것에 지나지 않아서 창이의 수중엔 떙전 한푼 없었다. 즉, 하인을 거느리며 이 넓은 저택을 유지할 돈이 없었다.

  “이 잔을 다 마시면 나가도 좋아.”
  .”
  “그리고 그대로 떠나도록 해.”
  “도련님.”
  “여기 있어봐야 더 이상 네게 지급할 돈도 없으니 말야.”

 창이의 비틀린 미소를 보며 도원은 가만히 입을 연다.

  “그건 괜찮습니다. 대신에 제 부탁을 들어주시겠습니까.”

 창이가 와인을 마시려다 말고 고개를 들었다. 도원이 뭔가 부탁을 하는 일은 거의.. 아니, 창이가 알기로 처음이었다. 도원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유리심장을 지닌 인형마냥 무표정해서 생각을 읽을 수 없었다. 창이는 도원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와인을 한 모금 마신다.

  “뭔데?”
  저와 한곡 춰 주십시오.”

 철나고부터 항상 곁에 있던 자가 처음으로 뭔가 부탁하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가 했더니 그 부탁은 더욱 –기이하다 못해- 기괴하여 창이로 하여금 말을 잃게 만든다. 지금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지금 나랑 춤추자고 한 거냐?”
  “예. 저와 한곡 춰 주십시오.”

 창이의 갈색 눈이 허어- 하고 흔들린다.

  “나, 남자다?”
  “25년간 모셔왔습니다. 그 정도는 압니다.”

 냉정하니 –창이가 늘 껄끄러워하는- 분석조로 답하는 것이 미친 것 같지는 않다. 아니, 미치지 않은 게 더 문제 아닌가? 창이는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남은 와인을 마저 비우고 글라스를 내려놓았다. 하얀 장갑은 낀 양손을 모두고 한 발을 꼬며 도원에게 말한다.

  “못할 건 없다만 내가 여자 파트를 출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건 Yes 입니까?”

 창이가 여자 파트를 출 수 있느냐 없느냐 보다는 수락이냐 아니냐를 묻는다. 의뭉스러운 감각에 턱을 긁적이다 고개를 끄덕인다. 오랜 시간 함께 한, 형제보다도 강한 유대감을 느끼는 도원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 될- 부탁이다. 그 정도쯤은..

  “그럼 한 곡, 부탁드리겠습니다.”

 창이의 눈 앞에 먼지 한 점 묻지 않은 하얀 장갑을 낀 손이 내밀어진다. 레코드 판은 마침 노래가 막 끝나가는 참이다.
 언제나 손을 내미는 입장이었지 받아들이는 입장이 아니었던 젊은 도령은 어색해하면서 내밀어진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도원의 손이 창이를 이끌고 창이는 그의 에스코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난다.
 창이와 췄던 여자들의 흉내를 내어 자세를 잡으니 도원이 창이의 왼손을 자신의 어깨에서 어깻죽지로 고쳐 잡게 해준다. 그러니까 처음이라고.. 속으로 투덜대는 창이의 허리에 도원의 손이 내려앉는다. 자연히 창이는 살며시 도원에게 몸을 기대게 되어 얇은 실크셔츠와 공단 상의 너머로 도원의 열기가 전해져 온다. 그의 체온은 따뜻했다.

  .”

 그도 인간이니 따듯한 것이 당연한 얘기인데 놀라고 마는 창이였다. 한번도 이렇게 가까이 –서로의 체온을 나눌 정도로- 다가붙었던 적이 없었다. 아니, 있다고 해도 창이가 제정신이었던 적이 없다. 만취상태였을 때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겪는 온기에 묘하니 가슴이 뛰었다.
 연주는 이미 시작해버려서 초반을 놓쳐버렸지만 도원은 능숙하니 선율 위에 올라탔다. 도원의 움직이기 시작하자 창이도 얼결에 쫓아간다. 대리석 바닥에 두 남자의 발이 미끄러진다. 노래의 선율에 맞춰 부드러이 홀 안을 헤엄친다.

  “도원이 너—.”

 창이의 중얼거림에 집사가 무언으로 시선을 맞춘다. 창이는 무언가 말을 하려 입을 열었다가 곧 고개를 저으며 도로 다문다. 그리고 부루퉁한 표정으로 도원의 어깨너머를 바라보는 창이를 검은 눈이 내려다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는 모시는 자가 무슨 말을 하려 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남자 파트야 질리도록 춰 보았지만 여자 파트는 처음이라, 이토록 매끄럽게 소화해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알게 모르게 도원의 손가락들이 미묘한 힘의 가감으로 전달하는 신호에 맞춰 몸을 맡기면 그것만으로 스텝이 완성된다. 솔직히 몇 번은 그의 발을 밟을 것도 각오했건만 마치 오래 전부터 도원의 품 안에서 춤을 춰왔던 거 같이 익숙하게 추는 자신에 창이는 당혹하고 말았다. 더불어 조금 울컥했다. 본래 왈츠 등의 사교춤은 여자가 몸치여도 된다. 춤을 완성시키는 건 여자를 리드하는 남자의 몫이니까. 여자는 그저 존재만으로 충분한 것이 사교춤이다. 그런 의미에서 도원의 리드는 완벽했다. 창이가 춤을 배울 때도 그저 곁에 서서 바라만 보고 있던 그가 어느 틈에 이렇게 잘 추게 된 것일까. 이렇게 되기까지 대체 누구를 상대로 연습한 것이가 라는 생각에 점점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역시 물어봐야겠다.

  “야, 도—.”
  “쉿.”
  
“-???”
  “지금은 아무 생각 마십시오. 저와 춤을 추는 것에만 집중해 주세요.”

 조용히 울리는 도원의 말에 창이는 입을 다문다. 확실히.. 질문은 이 춤이 끝나고도 할 수 있을 터였다.
 넓디 넓은 홀에 울려 퍼지는 여가수의 선율에 감싸여 두 남자는 그렇게 춤을 추었다.
 도원의 손에 이끌려 빙글빙글 돈다. 서로의 발이 얽혀 들지만 결코 서로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게끔 서로를 유도한다.
 음악이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다.
 그에 따라 두 남자의 움직임도 초반에 비해 빠르게 변하지만 창이는 혹여나 실수할까 하는 걱정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도원의 품에서 춤추는 것에 묘한 안도감마저 느끼는 자신에 놀란다. 흔히 사교춤을 그림과 액자에 비교하면서 남자는 액자, 여자는 그림이라고들 한다. 남자의 역할은 어디까지고 여자를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액자의 역할이라고 춤 선생이 귀에 딱지가 않도록 말했었다. 지금 상황을 거기에 빗대자면 창이는 그림은 지금 빈틈없이 들어맞는 액자 속에 담겨 있었다. 도원이 가는대로 몸을 맡기면 된다는 편안함이 그 –도원- 의 온기를 타고 창이를 뒤덮는다. 이건..

 강렬한 포르테로 연주가 끝났다. 나직이 어깨를 들썩이며, 창이는 도원을 올려다보면서 방금 깨달은 사실을 입에 올렸다.

  “큭.. 나, 너 많이 믿나보다.”
  .”

 방금 깨달은 사실에 창이는 피식 웃고 말았다. 부모보다 형제보다 도원의 존재가 창이에게 있어 더 크다는 사실이 신묘했다.

  “네게 맡기면 춰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거든.”
  “..도련님..”

 그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가라앉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곡도 끝났겠다 이제 그만 도원으로부터 물러서려 하는 창이였지만 허리에 감긴 도원의 팔이 놓아주지 않는다.

  “..도원?”

 머리 위에서 집사가 끙- 하고 신음한다.

  “곤란하네요.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 자제가 안 되잖습니까.”
  “자제라니 그게 무슨—.”

 다음 말은 도원의 입 안으로 사라졌다. 자신의 입술에 내려앉은 것이 도원의 입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알고 난 뒤에도 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건 어쩌면 도원이 입을 맞대는 것에서 더 진도를 나가지 않고 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도원은 그저 입술을 대고서 살폿 살폿 창이의 입술을 –가벼이- 쪼기만 할 뿐이었다. 꼭 어린애에게 굳나잇 키스를 하는 부모의 것과 닮은 애정표현이었다. 

  “——.”

 입술이 찰나적으로 떨어졌을 때 도원의 입이 떨고 있음을 눈치 챘다. 그는 이이상 나아가길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건 오랜 시간 모셔온 자에 대한 경외 때문일 수도 있고, 어쩌면 창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두려움에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도원은 그 이상의 애무는 하지 않고 떨어졌다.

  죄송합니다.”
  “뭐가.”
  “사용인으로써 주제넘었습니다.”

 어린애 입맞춤 같은 짓 하고선 미안하다고 하는 게 우스웠다. 그러나 도원의 표정은 진지와 당혹 그 자체였다.

  “쿡. 고작 이 정도로?”

 바보 같았다. 그의 성실함을 비웃을 생각은 없었지만 바보 같다는 게 진심이었다. 그리고 귀여웠다. 긴장으로 잔뜩 굳은 그의 표정은 좀체 볼 수 없는 참으로 귀여운 것이었다.

  “도련..님?”
  “진짜 미안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리고 창이는 도원의 뒷목에 손을 대어 끌어당겼다.

  “—!!!!”

 창이의 혀가 도원이 놀란 틈을 타 하얀 치열 사이로 파고들었다. [자제]라는 이름으로 결국 나오지 못했던 붉은 세치 살덩이를 창이의 혀가 끌어낸다. 부드러운 살점 두개가 만난 순간, 도원은 창이를 온 몸으로 끌어안았다. 허리에 놓여 있던 거나 다름없던 오른손에 힘을 주어 척추를 압박하고 왼손으로 창이의 뒤통수를 지지하며 그들의 키스가 더 깊은 곳으로 향하는 걸 용이하도록 도왔다.
 격렬하고 진한 키스에 오고 가는 타액을 삼켜 넘기는 것은 고사하고 숨을 쉬는 것조차 힘겹다. 차마 받아내지 못한 타액이 창이의 입가에 흐르자 도원의 혀가 그것을 받아낸다.

  “하아-.”

 전신을 감싸는 달콤한 기운에 정신이 몽롱하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지는 꼴불견을 보일 수는 없었다. 창이는 도원으로부터 물러나 좀 전까지 그가 앉아있던 의자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리며 냉랭하니 끝을 고했다.

  “지금의 내가 줄 수 있는 건 이 정도다. 마지막 선물쯤으로 생각하고 그만 가봐.”
  제가 가고 나면 어쩌실 겁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혼자서는 옷 하나도 제대로 못 입으시면서?”

 도원의 손이 뒤에서 뻗어와 방금 일로 흐트러진 창이의 매무새를 고치기 시작한다. 익숙한 손길이다. 창이는 픽-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그의 말대로 창이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래도..

  “어떻게든 될 거..”
  “그리고 전 그만둔다는 소린 한마디도 안 했습니다만?”

 갈색 눈을 동그마니 뜨고 돌아본다. 창이의 뒷태에 진 주름을 펴던 도원은 주인이 돌아서자 이번엔 앞쪽을 정돈한다. 그의 얼굴은 언제나처럼 표정이 없었고 말투는 덤덤하였다.

  “아니면 도련님은 제가 없어도 괜찮으신 겁니까?”

 실은 곤란하지. 진짜로 곤란하지. 사용인들이 전부 그만둔 지금도 창이가 말끔한 모습으로 지낼 수 있는 것은 모두 도원의 덕이었으니까. 그는 정말 유능해서 혼자서도 이 넓은 저택을 모두 관리하는, 집사장급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니까 난 널 곁에 둘 돈이 없다니까.”

 이것이 현실. 창이에겐 도원을 거느릴 돈이 없었다. 그러자 도원은 마지막으로 창이의 실크 셔츠 단을 잡아 주름으로 펴주며 담담하니 말했다.

  “말했잖습니까. [괜찮습니다. 대신에 부탁을 들어주십시오.]라고.”

 그 괜찮다가 급료가 필요 없다는 말이었다고?! 창이의 눈이 점점 커진다. 그와 대조되게 도원은 침착 그 자체로 말을 잇는다.

  “매달 끝날 에 저와 오늘처럼 춤을 춰주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돈 대신 춤 춰 달라고?”

 도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창이의 얼굴에 퍼져있던 놀람은 황당으로, 그리고 이내 유쾌함으로 바뀐다. 젊은 도령의 입에서 커다란 웃음이 터진다. 뭐 이런 어이없는 놈이—!!

  “푸핫-! 뭐냐, 그게!! 바보 아냐!!”

 그러자 도원이 창이의 목깃을 바로 세워주며 –창이의- 얼굴을 마주한다.

  “바보라니 너무 하시는 군요. 전 그저—.”
  “하하-. 그저 뭐?”

 도원의 입가에 희미하니 미소가 떠오른다. 오랫동안 도원과 함께 했던 창이조차 처음 보는 조용하고 깊은 미소였다.

  “사랑에 빠져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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