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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 단편

[텐도우시텐도] 무제(無題)

by 필묘Q 2020. 12. 24.

1. 본 글은 여성향입니다.
2. 원작 텐도 사토리 + 우시지마 와카토시 커플입니다.(공수 불분명)

3. 안구테러에 의한 위자료는 지불하지 않습니다.

이상의 조건에 혐오 혹은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부탁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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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잘 있거라, 와카토시.”

 익숙한 목소리가 고하는 이별의 말.
 살갗에 닿는 마른 바람이 차갑다.
 이걸로 몇 번째지. 아마….

 핫- 하고 눈을 뜨자 주변은 고요함만이 가라앉아 있었다. 꿈인가.
 우시지마는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 꿈의 잔향을 지워내고는 평상시 하던 대로 세수를 하고 가볍게 스트레칭, 그리고 학교 근방을 달렸다.
 하지만 꿈의 잔향은 끈질기게 우시지마를 쫓아온다. 뒤통수에 끊임없이 달라붙는 끈적한 느낌이 기분 나쁘다.

  “하아….”

 난감하군. 평소 감정 기복을 잘 느끼지 않는 만큼 이렇게 처치 곤란한 감정의 찌끄래기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가라앉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걸까.
 내키지 않는 기분을 품은 채 현관문을 열었다. 그러자 쾌활한 목소리가 우시지카를 향해 날아들었다.

  “오, 런닝에서 돌아오는 길? 수고~.”

 언제나 성실하네, 키들키들 붉은 머리 소년이 가벼운 웃음을 던졌다.

  “……?”

 그것뿐이었는데 묵직하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뭐지? 이때까지 한 번도 없던 일이라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의 감정을 돌이켜 본다. 그 사이에 텐도는 우시지마와 교대하듯 현관에 주저앉아 런닝화의 끈을 묶었다. 그는 지금부터 런닝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자, 다녀오..으응?!!”

 다녀오겠다는 인사와 함께 현관문을 나서려는 텐도를,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끌어안고 있었다.
 왜인지 이대로 그가 사라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강렬한 불안에 휩싸여서 이러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다.

  “와카토시 군?”
  “…….”

 갑자기 우시지마에게 끌어 안겨 텐도는 흔치않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당혹감을 드러낸 채 던진 호명에 상대는 반응하지 않는다. 무슨 일이지?
 아니 끌어안기는 건 좋지만?
 와카토시 군 답지 않은 조급함이 느껴진 달까?
 머릿속 가득 물음표를 띄우는데 텐도를 끌어안은 손에 힘을 풀지 않은 채 우시지마가 중얼거린다.

  “따뜻하군.”
  “…….”

 이번엔 텐도가 침묵할 차례였다.
 워낙 기행이 잦은 텐도라 무심코 지나치지 쉽지만 텐도 사토리는 타인의 감정변화에 무척 예민하다. 그렇지 않으면 코트에서 도발 따위 할 수 없다.
 아아, 그런가.
 이것이 우시지마의, 그의 에이스가 보이는 응석임을 눈치채곤 절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뭔지 몰라도 쓸쓸함을 느끼고 만 게 아닐까, 우시지마의 약한 부분을 기민하게 잡아낸 텐도는 눈치채지 못한 척 우시지마의 등에 팔을 둘렀다. 격려도, 위로도, 그저 단순한 언어의 조각에 불과한 듯 느껴졌기에.

  “응, 따듯하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와카토시 군의 온기야.”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약한 모습을 내보이는 그가 사랑스러워 넘쳐 흐르는 마음이 가는 대로 두 팔에 힘을 준다.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온기가 서로에게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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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도에 쓴 글로 미징코님 그림 보다가 여운이 계속 남아 썼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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