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 단편

[쿠로츠키] 여행

필묘Q 2020. 12. 26. 21:42

1. 본 글은 여성향입니다.
2. 원작기반으로 성인 된 쿠로오 테츠로x츠키시마 케이 커플입니다.
3. 128회 츠키른 전력 용으로 쓴 것입니다.
4. 1시간 동안 쓴 거라 오타, 맞춤법 실수, 괴랄한 문장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5. 안구테러에 의한 위자료는 지불하지 않습니다.

6. 주제는 [여행] 입니다.

이상의 조건에 혐오 혹은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부탁드립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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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이라….’

 생각해 보면 쿠로오와 여행을 가본 적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는 원거리 연애하기도 바빠 여행은 사치였고 대학교 들어가 같이 살면서는 그간 못 만났던 걸 메우기라도 하겠다는 듯 공강, 혹은 휴일 등의 쉬는 날엔 방에서 찰싸닥 달라붙어 꼼짝도 하지 않았다. 대학 졸업 한 뒤에는 나름 바쁘기도 했고 사회에 적응하느라 정신 없었던 것도 있었다.

  “그걸 다 감안하고서라도 한 번도 여행 가본 적이 없는 건 좀 별난 거려나.”

 중얼거리며 자세를 고치자 장 본 물건들이 든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렸다. 비닐봉지를 들지 않은 다른 쪽 손에 들린 하얀 봉투를 이리저리 돌려보며 츠키시마는 고민에 빠졌다.
 처음엔 동네 시장 이벤트 1등에 당첨된 게 마냥 기쁘기만 했는데 조금 냉정해지자 이런 저런 현실이 눈앞에 디밀어 진다. 여행을 간다면 휴가는 어떻게 뺄 것이며 그 이전에 갈 의향은 있는가, 등의..

  “가느냐 마느냐에서부터 막히면 어쩌라고.”

 작게 한숨을 쉬며 봉투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솔직히 간단한 일이다. 여행 티켓에 당첨되었는데 가시겠어요, 쿠로오 씨? 하고 물어보면 그가 좋다싫다 대답하겠지. 그러면 끝나는 일인데 이렇게 머릿속 복잡하게 혼자 끙끙거리는 건 츠키시마 자신이 가고 싶다는 욕구가 불쑥 치받혔기 때문이었다.
 본디 여행이나 이사 같이 환경이 바뀌는 건 즐기지 않지만 쿠로오와 함께 갈 것을 상상하니 심장이 탭댄스를 추며 신명이 난다. 즉, 츠키시마 케이는 쿠로오 테츠로와 여행이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의 소망이지 쿠로오는 어떨지 모르겠다. 벌써 사귄 지 십오 년이 되어가는데 한 번도 여행 계획을 세워본 적이 없다는 건 쿠로오가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반증 아닐까. 그리 생각하면 저 혼자 들떠서 룰루랄라 할 수는 없다.

  “아아, 또 나쁜 버릇이….”

 종종 쿠로오에게, 그리고 가족들 –주로 형- 에게도 지적 받곤 하는 [너무 많은 생각하는 버릇]이 발동해 마음이 무거워지려 해 머리를 흔들어 억지로 생각을 떨쳐내고는 결심과 함께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일단 물어보자고.”

 물어봐서 싫다 하면 다른 이에게 –형이든 보쿠토 씨든- 주면 그만이다. 응, 그런 거다.

 

 

 

  “여행?”
  “네, 시장 이벤트에 1등이 되어서요.”
  “오옷! 나 그거 되는 사람 첨 봤어. 그거 되긴 되는 거구나.”
  “그래서….”
  “응, 가자. 언제 시간 돼?”

 너무나 간단하게 승락하는 쿠로오의 가벼운 어조에 도리어 츠키시마가 힘이 빠졌다. 눈에 띄게 어깨를 늘어뜨리는 연인에 검은 머리 청년이 눈을 동그마니 키웠다.

  “왜?”
  “아니…, 쿠로오 씨는 여행 안 좋아하는 건가 했거든요.”
  “아—, 한 번도 가자고 한 적 없긴 하지.”

 츠키시마가 던진 한 문장 만으로도 눈치 빠른 청년은 금발의 연인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기민하게 맞추곤 피실 웃었다. 그리고는 홱 몸을 돌려 바로 곁에 앉은 츠키시마의 무릎 위로 드러눕는, 이른바 무릎 베개 자세를 취했다. 쿠로오의 이 같은 돌발 행동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에 츠키시마도 이젠 놀라지 않고 손을 들어 그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그것만으로 남자의 날카로운 눈이 부드러워지며 가느다랗게 휘었다. 꼭 당장이라도 목을 골골 울리려는 고양이가 연상되어 츠키시마도 나직하게 웃는다. 아래로 내려가는 눈꼬리를 손을 들어 손가락 끝으로 매만지며 쿠로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행, 별로 안 좋아해. 새로운 곳에 가는 건 설레는 일이라고들 하는데 나한테는 스트레스였거든.”
  “엇, 그럼 그냥….”
  “끝까지 들어. 왜 스트레스였냐면 이때까지 내가 한 여행은 대부분 배구부활동이라던가 배구 팀 관련이라서 인솔 담당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작 내가 즐길 시간은 별로 없었어. 그래서 나한테 여행 이콜 귀찮은 일로 굳어져 딱히 스스로 가려고 하진 않게 되더라.”

 과연 그런 건가. 남을 잘 챙기는 그의 성격상 충분히 상상이 되는 이야기였다. 그런 이유라면 역시 다른 이에게 넘기는 게 나으려나 생각하는데 ‘하지만.’ 하고 쿠로오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케이랑 같이라면 대환영이지. 오히려 이때까지 생각하지 못해서 미안해.”

 빙긋, 티 한 점 없이 맑은 미소가 어쩐지 마음을 간지럽게 만들어 츠키시마는 그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어차피 달아오른 목을 보고 이미 전부 눈치챘을 테지만 차마 시선을 맞출 수가 없었다. 키득키득, 그가 웃는 통에 진동이 무릎을 통해 전달된다. 수줍음 많은 연인을 배려한 건지 쿠로오가 고개를 돌려 이벤트 당첨 봉투에 손을 뻗었다.

  “그래서 어디래?”
  “돗토리에 있는 온천이래요.”
  “돗토리면 사막 있는데 아냐?”
  “맞습니다.”
  “오오! 한 번 가보고 싶었어!!”

 그리고 이어지는 여행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 이번에 갈 곳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가고 싶은 곳들에 대해서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나 얘기를 해보길 잘했다 생각하며 조금씩 츠키시마의 마음이 다시금 들뜨기 시작했다. 쿠로오가 말했듯 그와 함께 할 여행이기에 이토록 기대가 되는 거겠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건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은 이미 저 멀리 돗토리 지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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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살짝 슬럼프라 글이 막막 씐나지 않는 거 같아 큐무룩..
다음 전력은 꾸금으로라도 해봐야 하는 걸까나.. 따위의 바보 같은 생각을 해보는 쥔장입니다. ㅎㅎ;;
아- 저도 여행 가고 싶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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